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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키퍼 이야기
작성자 : 이상휘
2012-03-04|조회 1136

 어느 젊은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제 막 창단된 약팀에 입단했습니다.
 젊은 골키퍼는 팀의 연고지 출생도 아니었고, 학교를 거기서 나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약팀이 자신의 첫 번째 팀이었기 때문에 충성했습니다.

 어느 젊은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몇 년이 지나 팀은 FA컵이라는 무대의 결승전에 올랐습니다.
 젊은 골키퍼는 골문을 지켰지만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습니다.
 병원에서 지켜보던 그를 위해 동료들은 용감히 싸워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다음 해, 약팀은 리그 컵 결승전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장갑을 끼고 골대에 섰습니다.
 그러나 후반 막판 결승골을 헌납해 팀은 패배했습니다.

 어느 젊은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그는 그 해 최초이자 최후의 월드컵에도 선발되었습니다.
 젊은 골키퍼의 홈 구장에서 A매치 데뷔전도 치렀습니다.
 월드컵 후 수많은 유수의 구단들이 월등한 조건으로 계약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남았습니다.
 비록 연봉도 얼마 받지 못하고, 승리도 많이 하진 못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팀은 여전히 약팀이었습니다. 젊은 골키퍼는 늙은 골키퍼가 되었습니다.

 어느 늙은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그의 팀이 처음으로 6강에 진출했습니다.
 늙은 골키퍼는 인터뷰 중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어깨에 팀의 엠블럼을 문신했습니다.

 어느 늙은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그는 한 팀에서만 402경기를 출장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모두가 그를 축하했고, 그의 등번호 21번이 21년간 결번되었습니다.
 축구 팬들은 그에게 원클럽맨이라는 영예로운 상을 주었습니다.

 그가 은퇴를 준비할 즈음, 팀 내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가난한 약팀 선수들이 많이 가담했습니다.

 그러나 늙은 골키퍼는 단 한 차례도 연루된 적이 없었습니다.

 감독이 교체되었고, 팀은 항명했습니다. 두 경기에서 연달아 7점을 내주었습니다.
 경기장에 팬들은 찾지 않았고 순위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어느 늙은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살기 위해 뛰었습니다."

 늙은 골키퍼는 마지막 계약을 하기 위해 구단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문전박대 당했습니다. 은퇴식도, 무엇도 없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그의 어깨에는 팀의 엠블럼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는 약팀을 위해 15년을 뛰었습니다.
 그는 팀에서만 464경기를 뛰었습니다.
 그가 약팀에서 출전하지 않은 경기는 딱 한 경기. 대한민국 소속으로 뛴 A매치입니다.

 우리는 결코 그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레전드 골키퍼가 있었습니다.
박상천
가슴징한 글입니다.
2012-03-04
김혜경
네 .....
2012-03-04
이종훈
아.. 진짜 찡해지네요..
2012-03-04
이장춘
너무 좋은 글입니다..다음 사커월드라는 축구 카페에 좀 퍼 가겠습니다.^^
2012-03-04
김정수
정말 좋은 글이네요
2012-03-05
오동복
눈물나는 글 입니다.당신 최은성은 우리대전시민의 영원한 레전드 입니다.은성아 형이랑 한잔하자 쇠주 진짜루
201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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