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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사장님이 날 벌레 보듯 봤다. 은퇴할 수 밖에 없었다."
최은성이 14년 동안 충성을 바쳤던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벗었다. 1일 전화를 통해 그에게 은퇴 심경을 물었다. 최은성은 구단에 강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전은 최은성과 지난해 12월 연봉 합의를 마쳤다. 지난해 받았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성과급이 깎여 있었다.
지난 시즌 주전 골키퍼로 나왔던 최은성은 상처를 받았지만 받아들였다. 다만 그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했고, 구단측에서 협상을 진행한 최은식 대전 전력분석팀장은 재촉했다. 여기서 오해가 쌓였고, 이 앙금을 풀지 못하고 최은성은 은퇴했다.
-떠밀려서 은퇴했다. 구단에선 은퇴식도 없다고 하던데.
"구단이 부르는 은퇴식에 갈 생각도 없다. 나를 사랑해준 팬들이 불러준다면 거긴 갈 것이다. 등번호 21번을 21년 동안 결번으로 해준다던데 그것도 없애달라."
-국내선수 등록마감일에 김광희 사장을 찾아갔다. 구단측은 문전박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장실에 들어가니 사장님이 날 벌레 쳐다보듯 봤다. 재계약 협상과정에서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 쟤랑 말도 섞기 싫다'고 '저 XX 때문에 잠도 못잤다' 하더라. 그냥 나오려 했지만 함께 간 아내를 봐서 참았다."
-지난해보다 깎인 연봉인 1억 원을 제시했다고 들었다.
"날 보지도 않고 대리인과만 퉁명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전에 사장님이 '대충 싸인해주고 저 XX, 뛰지도 못하게 해'라고 했단 말을 지인을 통해 들었는데, 그러고도 남았겠다 싶었다. 돈 문제가 아니었다."
-최 팀장은 선수가 협상 기간 중 두 번이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던데.
"다 나갈 이유가 있었다. 꼬투리 하나를 잡아서 계속 추궁했다. 내가 '솔직히 그 동안 구단에 섭섭한 것 없었겠냐'고 사담을 했는데, 무엇이 불만이냐고 계속 묻더라. 협상과 관계 없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데 불쾌했다." 협상을 진행한 최 팀장은 "밖에서 보던 최은성과 안에서 본 최은성은 달랐다. 예의가 바른 선수로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갑작스런 은퇴로 선수단 분위기도 좋지 않다.
"아이들에게 전화도 많이 받았다. 정말 그만두냐고 묻더라. 14년 차인 나한테까지 이런 대우를 하는데 애들에게는 어떻겠나. 누가 이런 팀에 남으려 하겠나."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축구단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혼자 선수단을 좌지우지 하려고 했다. 팀에 가장 높은 어른이고 아버지인데 자기 기분대로 내키는대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나도 따뜻한 말 한마디면 은퇴하지 않았을 것이다.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김민규기자